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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수산대 자퇴·유예 급증…교육 시스템 개선 필요

3년 만에 자퇴율 3배 증가, 신입생 자퇴율 전년 대비 82.4% 상승

손지훈 선임기자 | 기사입력 2024/10/07 [11:55]

한국농수산대 자퇴·유예 급증…교육 시스템 개선 필요

3년 만에 자퇴율 3배 증가, 신입생 자퇴율 전년 대비 82.4% 상승
손지훈 선임기자 | 입력 : 2024/10/07 [11:55]

▲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농해수위, 비례)


[GNN 뉴스통신=손지훈 선임기자] 청년 농업인 양성의 요람으로 주목받았던 국립 한국농수산대학교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최근 자퇴율과 유예율이 급증하면서 농어업 정예인력 양성에 큰 차질이 빚어지며 학교 교육 체계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임미애 의원이 한국농수산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자퇴한 학생 수는 총 387명에 이르며, 2020년 38명이었던 자퇴생 숫자는 2023년 109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4년에는 2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80명의 학생이 학업을 포기한 상태다. 신입생 자퇴율은 더욱 심각하다. 2023년 자퇴생 중 31명(23학번)이 신입생으로, 전체 자퇴자의 36.5%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82.4%나 증가했다.

졸업 유예 학생 수 역시 급증했다. 2018년 유예생 6명(1.6%)에 불과했던 것이, 2023년에는 120명(26.7%)으로 폭증했다. 고학년 학생들은 영농 진출에 대한 부담으로 자퇴 대신 휴학이나 졸업 유예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최근에도 학교 커뮤니티에서‘자퇴 후 학비 반환’에 대한 문의글이 올라오고 있다.

현장에서는 기술 중심의 낡은 커리큘럼을 자퇴율 및 유예율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실제 최근 5년간 농수산대 전학과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수업이 수년째 바뀌지 않고 있고, 주로 실무 중심의 기술 교육에 치중되어 있어 학생들이 다양한 시각을 넓히고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전인적 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대학이 1학년 학생들에게 필수적으로 제공하는 교양 교육이 한국농수산대에서는 거의 전무하다. 201년부터 2023년까지 1학년 전체 필수 교양과목은 전공과 연관된‘농수산정보과학’과 ‘농수산창업설계’에 불과하다. 선택교양 수업은 평균 40여개가 개설되는 데 사회인문과 관련된 수업은 평균 9개인데, 이마저도 농어업과 인문학, 소비자심리학, 치유농업, 영어, 일본어, 중국어, 한자 등 뿐이다.

전공수업도 문제다. 농업의 기술과 정책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지만, 전공과목 대부분은 10년 전과 큰 차이가 없다. 농수산대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학과를 개편했다고 하지만 명칭만 바뀔 뿐 교육과정은 과거와 똑같은 경우도 있었다. 실제 한국농수산대는 지난 2023년 윤석열 정부의 농업 국정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말산업과 농수산푸드테크 두 개과를 개편했지만 전해와 비교해보면 말산업반려동물과는 1개 과목만이 신설됐고, 농수산푸드테크과는 단 한 과목도 바뀌지 않았다. 농수산대 총장은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실 농해수 비서관으로 발탁됐다.

대학의 본질은 학생들에게 전공 지식뿐만 아니라 전인적 성장을 위한 교양 교육을 제공하는 데 있다. 농수산대는 농업기술센터가 아니라 교육기관이다. 대학은 학생들을 농어업인을 양성하는데 기술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농어업을 업으로 삼는 사회인으로 키우기 위해 교육 전반의 개혁이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우리나라의 청년 농업인 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농업계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 양성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임 의원은 "한국농수산대학교가 낙후된 교육 커리큘럼으로 인해 예비 농업인들이 영농을 포기하게 만든다면, 이는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교육 과정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손지훈 선임기자
현장을 중요시 여기는 발빠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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